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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J의 일탈 오늘은 고시원 대신 쿠팡잇츠로 출근을 했다. 늘 쿠팡잇츠에서 배달음식을 시켜 먹다가 여차저차한 바람이 불어 쿠팡잇츠 파트너스에 가입했다. 안전교육을 이수하고 첫 배달을 위해 '배달 가능' 버튼을 활성화 시켰다. 떨렸다. 긴장됐다. 설레기도 하고 또 살짝 두렵기도 했다. 집 근처 방배역 먹자 골목 근처로 내려갔다. 아무래도 음식점이 많은 쪽으로 이동해야 배달하기에 용이할 것 같아서였다. 찬 바람이 시원하다. 방배역으로 이동하며 쿠팡잇츠 앱을 수시로 확인했다. 바로 배달 주문이 들어올 줄 알았는데 조용했다. 방배역 사거리 먹자골목 초입에 있는 24시간 영업하는 맥도날드가 보였다. 오늘 배달의 베이스 캠프로 삼기로 하고 커피를 한 잔 주문했다. 여전히 배달 주문은 들어오지 않았다. 책을 꺼냈다. 두글자쯤 읽었.. 2024. 1. 16.
편안히 누울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인가? 새로 시작한 고시원에 새로운 입실자들을 절찬 모집하는 중이다. 이번 고시원은 입실자가 한 명도 없는 빈 고시원을 인수한 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했다. 대부분 시설이 노후된 고시원들이 많기 때문에 고시원 운영을 하면서 주된 일은 유지보수이다. 장기로 머물던 입실자가 퇴실하면 도배와 장판을 새로한다거나, 욕실의 곰팡이를 제거하거나 환기구와 전등을 교체하게 되는 일들이다. 그 중 가장 힘든 경우는 누수. 어디서 새는 지도 모르는 물을 찾아내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말은 곧 전문가를 불러야만 하고 돈이 많이 든다는 이야기다. 이러저러한 다양한 문제들 없이 편안하게 운영하기 위해 새로 시작한 고시원의 여기저기를 손봤다. 누수 방지를 위해 누수 염려가 있는 곳을 파악해서 방수도 하고, 전체 방의 도배.. 2024. 1. 13.
스위치 교체요?! 임대해주고 있는 사무실의 세입자에게 연락이 왔다. "스위치가 고장이 났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딸깍 딸깍 스위치가 고장이 났다면, 교체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싶었으나 누구의 비용으로 처리해야 할지를 묻는 물음 같아서 내가 직접 가서 고쳐주겠노라고 했다. 스위치를 갈아 본 적은 없지만 어쩐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는 유튜브를 검색했다. 검색어 '스위치 교체하는 법'. 유튜브가 응답했다. '40초 만에 스위치 가는법', '초등생도 가능한 스위치 교체 법', '전등 교체보다 쉬운 스위치 교체' 등등 엄청난 영상을 보여 주었다. 아 쉽다 이거지?! 그럼 해보지 뭐. 동네 철물점에 들렀다. 교체할 스위치를 구매하며 철물점 사장님께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스위치 교체 쉽지요? 유튜브에서 보니 전선만.. 2024. 1. 12.
고시원에 눈이 내리면 옥상에 눈이 소복하게 쌓였다. 어제 빨아 널어 둔 이불 위에도 눈이 내렸다. 반갑고 소담스러운 눈을 바라보는데 마음 한쪽에서 윽! 하고 쓴 무엇인가도 함께 내렸다 이내 녹는다. 오늘 아침 고시원 옥상에 빨래를 걷으러 온 입실자들도 비슷한 마음이 아닐까? 내가 우리 고시원에서 제일 좋아하는 포인트는 밤의 옥상이다. 서울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서울 타워와 한양 도성 성곽의 흔적이 어렴풋 보인다. 밤이 되에 서울 타워와 한양 도성의 성곽에 불이 들어오면 그 존재감이 제대로 드러난다. 아름답다. 오늘은 고시원에 잠시 머무는 외국인들에게 밤의 서울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 하라고 권해보련다. 24/01/09 2024. 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