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시작한 고시원에 새로운 입실자들을 절찬 모집하는 중이다. 이번 고시원은 입실자가 한 명도 없는 빈 고시원을 인수한 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했다. 대부분 시설이 노후된 고시원들이 많기 때문에 고시원 운영을 하면서 주된 일은 유지보수이다. 장기로 머물던 입실자가 퇴실하면 도배와 장판을 새로한다거나, 욕실의 곰팡이를 제거하거나 환기구와 전등을 교체하게 되는 일들이다. 그 중 가장 힘든 경우는 누수. 어디서 새는 지도 모르는 물을 찾아내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말은 곧 전문가를 불러야만 하고 돈이 많이 든다는 이야기다. 이러저러한 다양한 문제들 없이 편안하게 운영하기 위해 새로 시작한 고시원의 여기저기를 손봤다. 누수 방지를 위해 누수 염려가 있는 곳을 파악해서 방수도 하고, 전체 방의 도배와 장판을 새로 했다. 전등 및 환기구 교체 등등 유지보수에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은 모조리 손을 봤다.
그리하여, 손을 볼 부분은 없지만 이제 빈 방들을 채워야 한다. 마켓팅에 관한 책들을 펼처보고, 블로그 상위 노출 방법을 찾아봤다. 지금까지는 다행히도 온라인 광고 없이 잘 운영해 왔지만 이제 홍보를 하지 않으면 이 많은 방들을 채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이 엄습했다. 다시는 빈 고시원을 인수하는 일은 하지 않으리라 다짐해 보지만 조금 늦은 감이 있다. 고시원 방을 찾는 분들이 즐겨 찾을 법한 키워드를 살펴보고, 우리 고시원의 장점을 어필할 방법을 고민고민한다. 홍보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입실자들이 잘 살 수 있는 곳인가를 더 깊게 고민한다. 고시원에 살지 않는 내가 놓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해 본다. "아무리 좁은 고시원 방이지만, 그래도 내집이 최고여!"라고 말씀하시던 백여사님의 말씀을 생각하며 본질적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편안하게 누울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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