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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J의 일지

똑똑똑 물 떨어지는 소리

by 원장 J 2024.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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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님의 카톡이 울린다. 

"원장님, 40호실 천장에서 물이 떨어집니다."

안보고 싶고 몰랐으면 좋겠는 사실이지만 최대한 빨리 조치해야 한다. 물이 떨어지는 방에서 살고 있는 입실자가 있기 때문에. 40호실은 2층 침대가 있는 조금 큰 원룸이다. 먼저 계시던 원장님이 원래는 방이 아닌 곳에 추가 공사를 통해 만들어 놓은 방이다. 고시원에 오래 계셔서 원장들 보다 고시원에 대해 더 잘 아시는 매니저님의 말에 의하면  40호실의 누수는  해마다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라고 한다. 그나마 일년에 한 번인 것이 다행이라고 한다. 다행이 다행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암담함이 먼저 찾아오고, 공사비는 얼마나 들지 걱정이 그 위를 덮는다. 이럴 때 함께 암담함도 공사비도 함께 나눌 동업자가 있다는 것이 큰 위안이 되기도 한다. 

 

우선은 이전에 공사해주신 사장님께 연락해 보는 것이 빠른 방법이다. 40호실 천장은 고시원 부엌의 바닥이다. 지난 해 부엌에서 대환장 물난리가 난 적이 있다. 그때 공사하셨던 조사장님께 연락을 취해볼까 하다 그만 뒀다. 공사 마무리 못하시고 몸이 안좋으시다며 병원에 입원하셨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누수는 전문가 마다 하는 말이 많이 다르다. 그 말은 곧 전문가마다 해결 방법도 그리고 비용도 각양각색이라는 말이다.   누수는 새는 곳을 얼마나 정확하게 잘 찾느냐의 문제이다. 크고 비싼 장비를 쓰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잘 찾는다는 보장이 없다. 조사장님은 장비고 뭐고 한땀 한땀 손으로 바닥을 깨며 새는 곳을 찾는 스타일이시라 새는 곳을 빈틈 없이 잘 찾으시나 속도가 더디다. 

 

인터넷으로 여러 업체를 검색해서 전화를 해보지만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업체도 절대 바가지는 없다는 업체도 미덥지가 않다. 그래도 소개를 받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지난 해 욕실 공사를 하셨던 사장님께 아는 지인 소개를 부탁드려 보기로 했다. 다행히 업계 최고의 방수 전문가를 알고 계신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하신다. 한시름 놨다. 연락처를 받고 방수 전문가 사장님께 전화를 드렸다. 일이 바쁘셔서 바로는 오시기 힘들다고 하시며 두어번 약속을 미루셨다. 간절한 나의 목소리보다 더 간절한 누군가에게 먼저 달려가신 모양이다. 다른방에서 기다리며 이해해주고 있는 40호 친구들이 고맙고 미안하다. 

 

아래층에 있는 영어학원 원장님이 전화가 왔다. 전화벨이 울리는 순간 아래층으로 물방울이 흘러갔음을 직감했다. 아니나 다를까 영어 학원 화장실 천장에 물방울이 맺히고 있다고 하신다. 그 사이 천장에서 떨어지던 물은 아래층 영어학원 화장실 천장으로 까지 스몄나보다. 내일 방수 사장님이 오시기로 했는데, 업계 최고라는 방수 사장님이 제발 제발 잘 해결해 주시길 그 어느때보다 간절히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