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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J의 일지

슬로우한 고시원 탈출 꿍꿍이

by 원장 J 2024.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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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근처에 자리 잡은 고시원은 1년 중 1월이 가장 슬로우하다. 코로나 이전에는 방학이 되면 학생들은 짐을 빼고 본가로 돌아갔다. 혹은 짐만 놓고 갈테니 방학 동안만 입실료를 깍아달라고 요구를 하기도 했다. 코로나 이후에는 방학에도 주거지를 옮기지 않는 분위기로 자리잡아 가고 있은 듯 하다. 여름 방학 시즌에는 가을학기 준비를 위해 집에 가지 않고 집과 고시원을 왔다갔다 하기도 하는데, 학년이 끝나는 12월 말부터 학년이 새로 시작되는 3월 초가 되기 전까지는 이동이 거의 없다. 특히 12월 말과 3월 초의 가운데에 있는 1월은 더더욱 새로 방을 구하는 학생들은 적을 수 밖에 없다. 늘 만실이던 고시원까지 빈방이 꾀나 늘었다. 1월의 월세와 관리비 그리고 추운 겨울 난방을 위한 가스비가 무겁다. 


 
유튜브는 내 마음을 아는 것이 분명하다. 블로그 마케팅 관련 영상들을 유튜브 알고리즘이 나에게 선물하면서 슬로우한 그 시즌을 마케팅 공부를 좀 해볼 것을 권한다. 그렇게 우연히 만난 영상에서 단언컨데 100배 이상의 매출 증대를 가져올 수 밖에 없는 방법을 공개한다고 해서 귀 쫑긋하고 들었다. 한줄로 요약해 보자면 '본능 분석'과 '반박제거' 이 두가지만 제대로 준비하고 홍보 글을 작성하라는 것이다. 고객의 본능을 분석하고 고객이 제기할 반박에 대한 나의 반박을 고민해 보라고 한다.
 
자, 그렇다면 고시원을 기웃기웃하는 고객들의 속마음, 그들의 본능은 무엇일까? 
- 저렴한 주거비
- 자신만의 독립된 공간 보장 
- 혼자 지내는 것보다는 안전
 
고시원에 오고 싶지만 망설이는 고객들이 제기할 반박은?
-지저분하지 않을까?
-방음이 잘 되지 않아 여러가지 불편하지 않을까?
-방은 독립되어 있지만 공용공간은 함께 사용하는 것이 불편하지 않을까?
-옆 방에 이상한 사람이 있다면?
-고시원엔 이상한 사람들이 사는 것이 아닐까? 
-분위기 칙칙하지 않을까? 
 
고객들의 반박에 대한 나의 반박은?
-우리 고시원의 아이콘! 딥클린징의 명수, 최원장을 소개한다. 
-고시원은 방음이 취약할 수 밖에 없음을 공개하고 이를 위한 고시원의 규칙들을 소개한다.
-입실자 인터뷰 등을 블로그 포스팅해 고시원에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산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부드러운 분위기의 고시원 사진들을 대량 방출한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막연했던 고시원 블로그 포스팅을 시작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1월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2월은 조금 더 따뜻하길 바라며 블로그에 고시원 이야기들을 써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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